| 기고-‘마술 전투기’ F-15K
시험 비행 조종사 양성 학교인 영국 왕립시험비행학교(ETPS)에서 1993년 1년 교육 과정을 마치면서 졸업 보고서 작성 기종으로 선택된 F-15C/D 항공기의 다섯 차례 시험 비행을 통한 결과를 최종 졸업 보고서로 제출했다.
지난 12일 가진 F-15K 명명식을 접하면서 그 당시 경험을 회고하며 이 전투기의 신비스러운 우수성을 독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F-15는 최초 전력화 이후 중동 전쟁, 걸프 전쟁, 유고·코소보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이라크 전쟁 등 수많은 실전을 통해 세계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있다.
F-15K가 F-15C/D보다 우수하지만 외형적인 모습과 기동 능력 등 항공역학적 측면에서 F-15K의 성능을 가늠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다고 판단된다. F-15는 잘 알려지지 않은 요소 중 컨포멀(conformal) 연료 탱크와 주날개의 비틀림 장착이 ‘신비’의 우선 대상으로 주목된다.
원통형 보조 탱크를 외부에 장착해 항력 증가와 무게 중심 변화에 따라 기동에 많은 제약 요소가 따르는 보통 전투기와 달리 컨포멀 탱크는 항공기 외형에 큰 변화 없이 동체와 일체형으로 붙일 수 있는 대형 탱크로 배 밑면이 편편해 많은 무장 장착이 가능하다. 그 결과 원통형 연료 탱크가 유발하는 항력을 줄이면서도 대용량의 연료를 탑재할 수 있게 됐다. F-15는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 6개를 포함, 8개의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따라서 공대지 임무를 위한 15개의 폭탄 장착대를 가지고 있어 한 개 편대(4대)가 이륙하면 32대의 적기 격추가 가능하고 동시에 40개 이상의 표적을 정밀 공격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렇게 증가된 탑재 능력에도 불구하고 항력 수치는 ‘0’에 가깝다는 것이 신비의 요소인 셈이다. 실제 F-15·F-16·F-4에 공대공 무장과 연료를 최대로 장착했을 때의 항력 수치를 보면 F-16은 100 이상, F-4는 50 정도지만 F-15는 10 이하다. 이와 같은 저항력 역학 체계를 이용, 공중 급유 없이 3000마일을 비행할 수 있는 것이다.
두 번째로 주날개 비틀림 장착을 통해 근접 전투시 탁월한 성능을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모든 항공기는 경사각이 깊어지면 일정한 추력에서는 속도가 줄어들고 항력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이 항공역학적 기본 원리다. 그러나 F-15의 경우 45도까지는 경사각이 깊어질수록 오히려 속도가 늘어나며 최대 30kts까지 속도가 증가되는 현상을 비행 시험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시험 결과는 항공역학 이론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마술로 여겨졌다. 그러나 워시아웃(washout)이라는 항공기 주날개의 비틀림 장착을 통해 이런 성능을 보유하게 된 것이다. 이 같은 에너지 여유는 결국 F-15가 세계 최고의 공중전 제왕이 되는 밑거름이 됐으며 1970년대 중반 최초 작전 이후 아직까지 공중전을 통해 피격된 사례가 없다는 사실에서 입증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차세대 전투기로 F-15K를 선택하면서 한국 공군의 미래를 맡길 수 있게 됐다. 한국 공군의 F-15K는 앞으로 자주국방의 첨단 핵심 전력으로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것으로 확신한다.
/대령 강구영 공군본부 정책기획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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