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1년 1월17일, 작전명 ‘사막의 폭풍’이라 일컬어지는 20세기 최대의 공중 작전이 걸프 해역에서 개시됐다.
쿠웨이트를 불법 침공한 이라크군을 몰아내기 위해 미국을 비롯한 다국적군은 F-15 전투기, B-52 폭격기, F-16·F-111 등의 항공기로 이라크군에 엄청난 물량의 폭격을 가했다.
이튿날 이라크군의 군사 시설은 대부분 폐허가 됐고 주요 군사 시설이 파괴된 상태에서 이라크군은 개전 48일 만에 쿠웨이트에서 철수하기 시작했다.
걸프 전쟁은 현대전의 양상이 지상군 위주에서 해·공중전으로 그 중심축이 이동했음을 전 세계에 보여 준 전쟁이었다. 강력한 공군력을 바탕으로 한 개전 초기 제공권 장악은 미래전의 필수 불가결한 요소임을 보여 준 것이다. 따라서 현대·미래전의 핵심이 되는 항공 영역에서 확실한 우세를 점하기 위한 전력 증강이 이뤄져야 하는 것이다.
지난달 중순 발표된 국방개혁 2020과 공군이 비전으로 제시하고 있는 ‘전략형 공군 건설’은 바로 이 같은 시대적 흐름에 발맞춰 공군의 공중 우세와 정밀 타격에 초점을 맞춰 공군 구조 개선과 전력 증강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작전 반경 확대와 구조 개선
전략형 공군은 현재 평양~원산 이남선에 국한돼 있는 타격 능력을 넘어서야 한다. 대북 위협은 물론 급변하는 한반도 주변의 불특정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작전 반경이 한반도 전 지역으로 확대돼야 하는 것이다.
또 한·미동맹 관계의 변화와 21세기 동북아 세력 균형자로 나아가야 할 우리나라의 위상 변화를 생각할 때 한반도 전 지역에 걸친 공군의 정밀 타격 능력 확대는 무엇보다 필요하다.
국방개혁 2020은 우선 이 같은 개념을 구현하기 위해 작전사령부 예하에 2개의 전투사령부와 방공포병사령부·방공관제단 체제로 구조를 개선할 것임을 밝히고 있다. 즉, 2003년에 창설된 남부전투사령부 외에 북부전투사령부를 창설, 현재 9개 비행단을 부대 위치와 임무에 따라 2개 그룹으로 나눠 남부사에 4개, 북부사에 5개의 비행단을 배속시킨다는 것이다.
공군본부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현재 일부 비행단은 작전사에, 일부는 남부사에 예속돼 있는 절름발이 구조”라며 “작전사령부가 전쟁을 기획·계획하는 본연의 임무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실제 전투와 비행 훈련을 담당하는 북부사령부의 창설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국방개혁 2020은 이와 함께 비행단 예하의 비행전대급 지휘 단계를 없애 지휘 체계를 단순화하도록 하고 있다.
▲최적의 하이로 혼합 전력 구성
지난 9월 국회 국방위원회의 국정감사 업무 보고에서 공군은 F-16·F-4·F-5 전투기, A-37 공격기 등 전투용 항공기 530여 대와 C-130 등 지원기 300여 대 등 860여 대의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전투기의 경우 고·저성능(high-low)으로 분류할 경우 대부분 이미 로급에 해당되는 데다 F-4·F-5E/F 등은 기종 설계 수명에 도달했거나 곧 도달할 예정이다. 또 지원기로도 전장 임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공중급유기·조기경보통제기 등은 단 한 대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한마디로 대북 위협과 주변국의 잠재적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실정인 것이다.
국방개혁 2020은 이 같은 현실을 극복하고 작전 영역의 확대와 정밀 타격에 적합한 구조를 마련하기 위해 전투기는 420대 수준으로 줄이되 하이급·로급 항공기가 최적으로 혼합된 구조로 발전시킬 것을 제시하고 동시에 공중급유기·조기경보통제기 등 지원기 체계도 보강해 나갈 것임을 밝히고 있다.
전투 능력의 질을 높이겠다는 이 같은 개혁안에 따라 국방부와 공군은 F-15K급의 하이급 전투기를 도입하는 차기 전투기 사업(F-X)과 한국형 전투기의 연구개발 사업(KFX)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공군은 지난 서울 에어쇼에서 선보인 F-15K를 비롯해 F-15K급의 차기 전투기, KF-16, 한국형 전투기(KFX), A-50 등을 최적의 상태로 갖추게 될 전망이다.
또 지원기 측면에서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사업(E-X), 공중급유기 사업(KC-X)이 추진되며 정찰 임무를 수행하는 RF-4C기에서 RKF-16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전투기와 함께 다층 방어 구조를 확립하기 위해 차기유도무기 사업(SAM-X)과 중거리 대공유도무기(M-SAM)를 성공적으로 추진, 노후 방공 무기 전력인 나이키·호크도 대체한다.
SAM-X는 독일이 잉여 장비로 보유하고 있는 미국산 성능 개량형 패트리어트 미사일(PAC-2)을 도입하는 사업이며 M-SAM은 국방과학연구소가 현재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공감대 확산과 재원 마련
미래 안보 환경에 발맞춰 나가기 위한 전략형 공군 건설의 필요성이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음에도 계속 미뤄져 온 까닭은 수천억·수조 원에 이르는 전력 증강 사업의 막대한 비용, 즉 예산을 적시에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06년 국방 예산 요구안 22조8632억 원에서 공군에 배정된 예산은 4조1113억 수준이며 이 가운데 전력투자비는 공군 예산의 48.9%인 2조90억 원 수준이다.
이번 국방개혁안이 3군 균형 발전에 그 기반을 두고 있음을 생각할 때 국방부와 육·해·공군은 물론 정부와 대국민 차원에서 효율적이고 실질적인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국방일보 2005. 10. 31
“공중 전력이 전쟁의 승패 좌우 전략형 공군 건설 반드시 필요”
김도호 대령 공군본부 전략기획처장
“1982년 포클랜드 전쟁부터 걸프 전쟁·이라크 전쟁 등의 전사(戰史)가 말해 주듯이 현대·미래전은 공중 전력이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양상으로 변할 것입니다. 때문에 미래전에 효과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략형 공군 건설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공군본부 전략기획처장 김도호(50·공사28기·사진) 대령은 “전략형 공군 건설은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조류”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대령은 “미래 국방력은 영토 점령과 정복의 개념이 아닌 분쟁의 신속한 중지와 외부 불특정 위협에 대한 방어력 차원에서 이해돼야 한다”며 “이때 아군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적의 종심을 정확히 타격할 수 있는 공군은 전쟁에서 핵심 임무를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김대령은 “공군력의 특징 중 핵심 표적만을 외과 수술하듯 타격하는 정밀 타격성은 대규모 살상을 피하고 적의 전쟁 수행 의지를 무너뜨리는 미래전에 가장 부합하는 성격”이라며 “이를 위해 전략적 항공전을 수행할 수 있는 전략 무기 체계 도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전략형 공군으로 발전하기 위한 공군 전력 증강 문제는 국방개혁안에서 처음 제기된 것은 아니다. 이미 수십 년 전부터 공군 내부에서 그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있어 왔다.
김대령은 “이번 국방개혁안을 통해 공군 전력 증강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이라며 “국방개혁안이 정식으로 입법화되면 예산 문제 등으로 미뤄 온 주요 무기 도입 사업 추진에 한층 힘이 실릴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대령은 “국방 개혁이라는 큰 밑그림은 이미 그려졌다”며 “앞으로 군 내부의 공감대 속에서 적정 항공기 보유 수 등 전략·안보 환경에 유기적으로 대처하는 세부적 방안들을 협의, 전략형 공군으로 나아갈 탄탄한 로드맵을 그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홍은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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