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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정갑철회원 평화의 종 준공식 가져 조회수 9783
작성자 4 작성일 2009.05.29
6·25전쟁 최대 격전지라는 쓰라린 과거와 분단의 상징 평화의 댐이 솟아 있는 현재, 그리고 통일 한국의 길목이라는 미래가 공존하는 곳 강원 화천군. 민족상잔의 비극이 가시지 않은 역사의 현장에서 지난 5월26일 특별한 화음이 울려 퍼졌다. 베트남·에티오피아·콜롬비아·팔레스타인 등 세계 분쟁지역 30개국에서 탄피를 모아 제작한 평화의 종이 첫 타종을 한 것이다. 분쟁 종식을 기원하고 평화의 성지를 꿈꾸는 ‘평화의 종 공원’ 준공식이 거행됐다. # 세계 평화의 밑거름 되기를… 화천군청에서 구불구불 산길을 달린 지 1시간. 북한의 수공(水攻)에 대비해 건립한 평화의 댐이 모습을 드러냈다. 때이른 무더위가 몸을 지치게 했지만 수천 명이 운집한 공원은 시골 장터처럼 정겨움이 넘친다. 공원은 이미 민·관·군이 함께하는 어울림의 장이요, 축제의 장이었다. 취타대의 연주를 시작으로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성악가 바리톤 김동규와 미국 위스콘신대 합창단이 천상의 화음을 들려 줬고, 날개 없는 천사 화천초등학교 어린이합창단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국군의 살아 있는 신화’ 백선엽(전 육군참모총장) 육군발전협회장은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꼿꼿한 자세로 자리를 지켜 보는 이들을 숙연케 했다. 또 김진선 강원도지사, 소설가 이외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12개국 주한대사 등 많은 내외 귀빈들도 참석해 준공식을 축하했다. 축사를 위해 단상에 오른 백선엽 회장은 “글을 많이 써 왔는데 이 자리에 서니 감개무량해 도저히 읽을 수 없다”며 원고를 덮은 뒤 “우리가 서 있는 이 곳은 수많은 젊은이들이 고귀한 희생으로 지켜낸 땅임을 명심하고 오늘의 행사가 한반도, 나아가 세계 평화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밑거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해 박수갈채를 받았다. 드디어 첫 타종. 백선엽 회장, 김진선 지사, 고르바초프, 정갑철 화천군수 등 10명이 역사적인 순간에 섰다.“구우~웅.” 온몸을 짜릿하게 감싸는 청아한 울림이 백암산 계곡을 휘돌아 나간다. 단지 종소리일 뿐인데 귀가 맑아지고 머릿속까지 시원하다. 평화의 종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는 울림이었다. 무게 37.5톤(1만 관), 높이 4.67m, 지름 2.76m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범종인 평화의 종은 재료부터가 특이하다. 국방부 유해발굴단이 발굴 현장에서 수집한 탄피 20kg,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에 발포한 탄피,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의 전쟁터 등 분쟁지역에서 기증한 탄피를 녹여 만들었기 때문이다. # 평화의 종소리 북녘 땅에도 울려 퍼지길… 평화의 종 윗부분에는 평화를 상징하는 네 마리의 비둘기 ‘용뉴’(종 꼭대기 부분의 장식)가 달려 있다. 각기 ‘동서남북’ 사방으로 자리 잡고 있는 비둘기 중 북쪽을 향한 비둘기는 한쪽 날개가 없다. 화천군은 이 날개를 따로 보관, 통일이 되면 날개를 붙여 평화의 종을 완성시킬 계획이다. 평화의 종 주변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고르바초프, 달라이 라마 등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의 평화 메시지와 30개국에서 보내 온 60여 개의 종도 전시, ‘평화’의 의미를 상기시켜 주고 있다.세계 평화의 종 공원은 염원광장·평화의 공간·기원의 공간·생명의 공간·울림의 정원·평화의 뜰·평화의 정원·분단의 벽·전쟁의 상흔 등 테마별로 구성돼 있다. 화천군은 이 공원을 인근의 베트남 파병용사 만남의 장, 파로호 전적관과 연계해 안보·생태관광 벨트로 조성하기로 했다. 또 공원에서 케이블카를 이용해 백암산에 올라 평화의 댐과 임남댐(금강산댐)을 동시에 조망할 수 있는 관광 코스도 개발 중이다. 전쟁의 폐허에서 평화의 노래를 합창하는 성지로, 비목의 발상지에서 세계 평화의 발상지로 거듭난 화천. 전날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어수선한 상황이었지만 최전방에서 울린 평화의 종소리가 북녘 땅에도 낭랑하게 울려 퍼지기를 기대한다. 평화의 종 ‘아이디어맨’ 정갑철 화천군수-“지구촌 분쟁 종식·상생의 길 소망” “비무장지대(DMZ)에 인접한 화천은 6·25전쟁 중 가장 치열했던 전투가 벌어진 곳으로 남북 대립의 아픈 역사가 있는 곳이다. 이런 곳을 평화의 발상지, 화해와 협력의 진원지로 만들고 싶었다.”평화의 종 제작 아이디어에서 완성까지 모든 사업을 진두지휘한 정갑철(사진) 화천군수. 전국적인 계절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한 ‘얼음나라 화천군 산천어 축제’와 ‘쪽배 축제’ 등을 연달아 히트시키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한 그는 ‘행정의 달인’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다.그런 그였지만 2005년 광복·분단 60주년 기념사업으로 시작한 평화의 종 공원 건립은 그리 녹록지 않았다. 막대한 예산, 긴 공사기간, 무엇보다 분쟁지역의 탄피를 모으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그러나 정 군수가 성공할 수 있다는 확고한 신념으로 사업을 추진하자 주민은 물론 국제비정부기구(NGO) 등에서도 도움의 손길을 뻗쳐 오늘에 이르렀다. 정 군수는 “모든 과정이 험난했지만 정부·강원도·지역주민, 그리고 군(軍)에서 아낌없는 지원과 성원을 보내줘 공원을 완성할 수 있었다”며 “평화의 종소리가 지구촌 분쟁을 종식하고 상생의 길을 열 수 있도록 세계인의 가슴에 큰 울림으로 전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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