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영수엄마 앞. 서로 손을 놓고 헤어진 지도 벌써 수개월이 지나도록 무정하게도 이제야 생각이 떠올라 새삼스러이 멀리 있는 당신에게 일자서신을 전하오.”
대한민국 국민 개개인이 갖고 있던 기억의 조각들을 모아 우리 민족의 역사를 보여주는 전쟁기념관 ‘기증실’이 23일 문을 열고 일반에 공개됐다.
앞서 소개한 ‘전선에서 보낸 편지’는 6·25전쟁 당시 강원도 금화지구전투에서 전사한 고(故) 김종섭 하사가 가족에게 보낸 서신으로, 가족에 대한 절절한 그리움과 국군으로서 적으로부터 조국을 지켜야 한다는 굳은 각오가 잘 드러나 있다. 기증자 박현자 씨는 가보로 물려받은 편지를 보관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기증을 택한 것이다.
유물 기증자의 명예 고양과 기증문화 확산을 위해 기획된 기증실은 전쟁기념관 3층에 820㎡ 규모로 조성됐으며, 기증자들이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유물 2044점을 전시하고 있다.
전시실 도입부의 ‘기증자 명예의 전당’은 예술적인 벽의 형태로 기증자 889명의 이름을 아로새긴 명패로 장식해 역사를 공유하는 아름다운 실천을 한 기증자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담았다.
‘6·25 기증유물’ 코너에는 1989년 전쟁기념관 설립 준비 단계부터 현재까지 기증된 진중수첩·전몰 순직자 병부·전사통지서·피란일기에서부터 총검·지휘봉·사진첩·전투복 등 전쟁 당시 전투와 개인 생활을 아우르는 다양한 전시품과 유엔군 기증유물 등 1520점이 전시됐다.
전시실 마지막에 설치된 ‘기증유물 정보검색’에서는 기증자와 기증유물 검색은 물론 현장에서 직접 기증을 신청할 수 있게 하고, ‘영상실’에서는 기증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식을 알아볼 수 있는 시민 인터뷰와 설문결과, 기증자 인터뷰 등을 상영하는 등 기증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돕고 기증문화를 확산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